부동산업 종사자의 덕목
우리 안에 개와 사자가 갇혀 있다. 갇혀 있는 개와 사자에게 각각 돌을 던지면 개는 돌을 쫒아가 물고 뜯는다. 그러나 사자는 돌을 쫒아 가는 것이 아니라 돌이 날아온 곳으로 달려가 돌을 던진 자를 물려고 한다.
돌을 던진 자가 누군지는 전혀 관심 없이 돌을 쫒아가 물어뜯으려 하는 개와, 돌을 던진 자를 향해 달려가 그 자를 물어뜯으려 하는 사자의 이야기..... 시사 하는 바가 있어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다.
예로부터 부동산 투자는 아무리 합법적인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 거래 횟수가 빈번하거나 양도차익이 많이 발생하였을 경우는 투기로 인식되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어디까지가 투자이고 어디까지가 투기인지 개념이 모호한 상태라 때로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 부를 쌓아 주기도 하였다가(물론 실패하여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때로는 도덕적 문제를 야기하여 일신상의 추락을 경험하게 하기도 하는 것이 부동산인 것이다. 마치 양날의 칼과 같아서 부동산은 잘못 다루어서는 아니 되는 경제재인 것이다.
이와 같이 부동산의 속성이 양면성을 지녀 당사자에게 득도 실도 줄 수가 있다고 한다면 이를 다루는 부동산 관련 종사자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접근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고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투자가 되기도 하고 투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부동산업 종사자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져 있으며 행동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최근 수도권의 모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고액 부동산 투자 자문’으로 논란을 빚은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박탈당하고, 인수위 측에 의해 사기죄와 공무상 비밀 누설죄로 수사를 받아야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필자는 이 보도를 접하며 언젠가 읽었던 개와 사자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 투자가 양면의 칼날이라는 바탕을 가지고 있기에 행동의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잘못 운신한 당사자의 잘못을 두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부동산 투자 불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까지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대해 학습화시킨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 한 채, 또 고액의 상담료를 주고서라도 부동산투자 상담을 받아 투자를 해야겠다는 인식을 심어 놓은 시대적 흐름은 외면한 채 투자 상담에 응하여 조언해준 부동산업 종사자만 물고 뜯는 것이 딱히 개와 사자 이야기 같아서 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업 종사자들에게는 거래 금액의 고액성, 차액의 고과성, 비밀유지성(?) 등을 고려한다면 다른 어느 직업보다도 도덕성과 신뢰성, 공신력이 겸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 모두를 겸비한 진정한 전문가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이 모두를 겸비하여 부동산업에 종사하려하면 지킬과 하이드 같은 이중적인 부동산 속성을 맞추어내면서 얻을 것이 없음을 어찌할꼬...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을 던진 자가 아니라 돌을 물어뜯는 상황에서 부동산업 종사자는 좀 더 근신하며 자중하고 양날의 칼을 다루어 낼 줄 아는 신중함도 도덕성, 신뢰성, 공신력과 더불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추가하여 그 처세의 근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08. 0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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