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잔치
대통령 선거 이후 주택 시장의 각종 규제와 세금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거나 매물이 회수되고 있으며 얼마가 올랐다는 등의 구체적 오름세 수치까지 거론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지방과 대조적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그쪽 지역은 이제 또 다시 풍성(?) 해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어 한편으론 부러운 마음을 아니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필자는 그쪽 지역의 상승세와 더불어 "올 하반기 이후 대운하 건설과 재건축, 부동산 세금 완화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는 다수 부동산 전문가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경우는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에 시달려야 하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들어 비비 꼬이는 마음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아는 지인 중 술자리에 앉으면 난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 들어 보면 참으로 맞는 말이다. 그 이는 수도권에 살다가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서 그쪽에 있는 집을 팔고 이쪽에 집을 좀 더 넓은 것을 샀다고 한다. 그쪽에 집을 팔고 이쪽에 넓은 집을 샀는데도 돈이 남아 차도 한 대 바꾸고 오늘은 내가 쏜다라고 하며 호기도 부렸었단다. 그리고 한동안 사람답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잘 사는 듯 했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후회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이는 이제 지방에 온지 10년 만에 분하고 억울한 기분만 남았다고 하는 것이며 바보 같이 산 세월이었다고 외치는 것이다.
그 당시 팔고 왔던 그쪽의 집은 당시보다 10배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쪽의 집은 살 때와 같다고 하니 어찌 분한 마음이 안 생길 수 있으랴....
또 있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하던 사람이 공장을 지방으로 옮기면 혜택을 준다고 하여 지방으로 이전하여 내려왔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지방에 와서 그동안 참으로 열심히 살았었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남는 것은 후회와 회한이라고 한다. 그쪽에 남아 그냥저냥 유지 하며 가지고 있던 것 보존만 잘 하였던 사람들보다 이쪽에 내려와 열심히 노력한 자신이 지금은 오히려 더 못해져 있으며 당시 가지고 있던 재산가치에 비해 현재 재산가치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어찌 그러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있으랴.... 이 또한 어찌 소홀히 듣고 넘어 갈 수 있으랴...
이제 또 그쪽의 집값이 오른다고 한다. 이쪽은 바위처럼 꿈쩍도 안하는데 그쪽만 자꾸 오른다고 하는 것이다....이쪽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오호통제라....
물론 주택가격이 자꾸 오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으나 그쪽이 오르면 비례해서 이쪽도 올라 주던지 해야 형평에 맞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살맛이 나는 것이 아닐까... 10년 세월에 강산이 다 바뀌어도 지방 부동산가격은 상대적으로 안 바뀐다라고 하면 지방에 사는 사람의 참담함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위 두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며, 공감하며 동조한다.
이렇듯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될 부동산 분야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났다. 발 빠르게 수도권으로 옮겨 간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에 따른 댓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고 하는 소식을 지방에 앉아 초라하게 접하며 쓴 소리 한마디 하고 싶다.
부디 그들만의 잔치를 두고 지방에도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지 말아 주기를..... 그들이 배부르니 지방도 배부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먹기는 그들이 다 먹었는데 얻어터지는 건 지방이 얻어터지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는다.
2008.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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