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칼럼 ▒

뒤돌아 보는 2009년 부동산 시장...........

松 河 2009. 12. 27. 13:47

한해를 정리하며....

내년에는 부동산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또 한 해가 가긴 가는가 보다. 질문자의 의도가 단순하여 간단한 것 같지만 내포되어 있는 뜻을 풀어 보면 해석이 여러 개로 나뉠 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우선 2009년 한해는 자타가 공인하듯 부동산시장이 어려웠지만 내년에는 좀 풀리겠지 하는 희망 섞인 바람을 지닌 의도와 내년에도 지금과 같이 여전히 어려운 것 아니냐라는 자포자기적 체념의 의도, 그리고 정말 감을 잡을 수가 없어 물어 보는 질문 이렇게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필자는 긍정적 시그널은 어떤 것이 있으며, 부정적 시그널은 어떤 것이 있다. 따라서 돌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렇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간단하게 답하여 준다. 하지만 이러한 카운슬링에는 항상 정답이 없다. 왜냐하면 클라이언트는 거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미 마음 속에는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 자리 잡고 있는데, 아무리 그럴 듯한 의견을 제시한다고 한들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한 해를 보내며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닫힌 마음을 가진 부동산업계를 향해 우리 지역 내 부동산시장이 원활한 흐름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렇게 저렇게 하여야 한다는 많은 쓴 소리를 쏟아 내었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던지 간에 그네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던 탓인지 메아리조차 없었고,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필자는 그래도 들리는 사람을 위해 다시 한 번 2009년 부동산시장을 되짚어 보며 재해석을 해 보고자 한다.

먼저 올 한해 부동산시장은 음성적 시장의 비대화와 브로커들의 난립이라는 최악의 시장 상황을 연출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정부의 정책 부재 탓이고 글로벌 경기 위축 탓이라고 하기 에는 우리 지역으로서는 면이 서지 않는다. 물론 아니라고야 할 수는 없겠지만, 불길에 기름을 붓는 행동은 진정 누가, 어떻게 했는지 따지고 든다면 건설사로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음성적 할인판매시장을 통해 처분을 시도함으로서 구매자의 항의와 분쟁을 유발하였고, 약자인 하도급 업체에게 공사비를 대물로 지급함으로서 시장의 악화를 부채질하지 않았던가.... 지역의 소비자를 섬기는 자세를 갖추지 않고, 장사가 잘되면 자기들이 잘해서 그렇고, 안 되면 정부 탓, 남 탓만 하며, 궁색한 궁리를 거듭하여 위기를 자초했다고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건설업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구매자들 또한 잘 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부동산 투자 불패라는 말만 믿고, 중도금도 잔금도 납부할 능력이 되지 않으면서 투기성 청약을 한 사람들에 의한 인위적 부동산시장 교란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물론 아주 극소수이기는 하지만....)이들이 경기가 좋아 다행히 프리미엄을 얹어 되팔며 이익을 보았다면 이러한 시장 교란도 없었을 것이지만, 불행히도 이익은커녕 계약금조차도 날리게 되었으니 이판사판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각 분양 아파트 현장 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 현장마다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대위”가 구성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본다.

물론 전체 입주자들의 이익을 위해 한 여름의 무더위 속이거나, 추운 엄동설한이거나 노력해 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정계로 보내야겠다는 분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투쟁과 항의로서 소정의 이익을 얻어내었다고 하더라도 정작 건설사가 그처럼 입주민을 위하는 듯 우려하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입주민 스스로가 입소문을 내며 그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느냐는 것을 강하게 말하고 싶다. X냄새나서 못살겠다고 해서, 비가 새고 소음이 심하다고 해서, 난방이 잘 안되고, 환기가 잘 안되고, 관리비가 비싸게 나오고, 설계대로 시공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얻어 내는 이익에 비해.... 이렇게 해서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은 모르느냐는 것이다.

준공 승인을 막으면서, 입주를 거부하면서, 잔금 납부를 지연시키면서 투쟁하여 얻어 내는 것은 이 아파트는 이렇다더라, 저 아파트는 저렇다더라.... 라는 악 소문을 만들어 낼 뿐이며,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지연시켜 상승의 기미를 꺽어 버린다는 것을 모르느냐는 것이다.

이제 차제에 짚을 것은 짚어 보아야 한다.

건설사는 좀 더 지역민들에게 다가서는 진솔한 자세를 보여야 하며, 입주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입주민들은 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며 전면에 나선 사람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여 속 시원하게 투쟁하여 주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부족을 감추기 위해 내 치부(하자 등)를 들먹이며 선동하는 것인지를 구분하여 실리를 추구해야만 한다. 내 아파트를 지역 최고의 브랜드...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면 양자는 다투지 말고 신속히 결론지어야 하며 건설사 쪽이든 입주민 쪽이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은 척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빈곤의 악순환을 이쯤에서 단절 시키지 못한다면 건설사는 현금유동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입주민들은 과격한 투쟁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 낸다 하더라도 장차 잘 팔리는 아파트가 좋은 아파트라는 단순한 상식을 무시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필자는 말하고 싶다. 거듭 말하거니와 진지하게 멀리 본다면, 소탐대실을 만들어 내지 말고 양자는 옥석을 가려 충분히 머리를 맞대길 바라며, 서로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태도를 지양했으면 한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프리미엄이 형성될 만큼 경기가 좋아진다면 모두 다 없어 질 부질없는 이야기이지만 세월이 하수선하여 안 해도 될 말을 넋두리처럼 해본다.

 

                                                                                                                  2009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