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칼럼 ▒

현명한 대처(대구일보 10.11)

松 河 2006. 10. 11. 00:10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전국적으로 65,000 가구에 이르고 있고, 대구시는 공식적으로 약 8,000세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다세대, 연립 등을 제외한 수치로서 이를 포함 한다면 아마 1만 세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급증한 물량은 IMF 이후 7년 만의 최대 물량이며 현장의 위기감을 대변 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미분양 물량이 넘쳐 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 규제책으로 수요의 급감이 원인일 수도 있고, IMF 이후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부족하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자 시행, 시공사가 경쟁적으로 공급에 뛰어 든 탓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70년대 이후 개발된 도심의 노후화 현상도 한몫 하였을 것이라 본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공급 과잉과 수요심리 위축으로 미분양물량이 넘쳐나고 있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예년과 달리 현금 유동화 차단으로 인한 위기의식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부동산 규제정책을 유지함으로 인하여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지역 경기 침체를 가중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하여야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판단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필자는 현재의 흐름을 분석하여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여 보고자 한다.


첫째로, 먼저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현실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날 아파트 미분양의 증가와 해소 가격의 급상승이라는 사이클은 67년 고도성장 과정에서부동산 복부인이라는 말이 생겨 난 이후로 계속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수평적 사이클 이동이 아닌 지속적 상승세 속 사이클로...

이 사이클 속에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재빨리 간파한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을 상당기간 앞  당길 수 있었으나, 안 먹고 안 쓰고 하면서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한 사람들은 항상 턱 없이 올라버린 집값을 바라보며 시대 별로 땅을 치며 후회를 하곤 하였다.

이 말은 즉 저축을 하여 돈을 모아 놓고 집을 사려고 하면 이미 집값은 저 멀리 돌아 볼 수 없을 만큼 가 있고, 그래도 다시 한번 희망을 잃지 않고 저축을 하여 돈을 모아 놓고 보면  집값은 또 저 멀리 가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볼 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재빨리 간파하여 움직인 사람이 되고 아니 되고는 본인의 시기적절한 판단력이 내 집 마련 기간에 크게 작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내 집 마련 평균 기간이 결혼 후로부터

96년에는 8.9년이 걸렸고  2000년에는 7.3년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1년에 들어  서서 다시 8년 이상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집값이 2~3년 내 너무 올라 8 ~ 12년으로 더 늦어졌다고 하니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것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둘째로, 부동산 경기 순환 사이클은 성장과 쇠퇴를 거듭한다. 이러한 성장과 쇠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아도 좋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많은 변화를 거듭하여 왔는데, 그 변화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변화가 아니라 정부의 경제 정책과 맞물려 있어 정부의 의지가 상당히 반영이 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부는 경기 부양책과 규제책을 반복하며 부동산을 경기 조절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부양과 규제의 필요성에 의하여 역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무려 40여회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분석하여 보면 발표된 정책 중 26회는 규제책이었고 18회는 부양책이었다. 이는 1년여 만에 한 차례씩 발표가 있었으며 냉 온탕을 왔다 갔다 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경기에 따라 부동산을 사주는 것이 애국자가 될 때도 있었고, 가지고 있으면 괴로운 시절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부양책이 있으면 그것이 지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규제책이 있으면 영 판도가 뒤집어 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인식이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 시장의 분위기를 잘 파악 한 사람은,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을 때(침체기) 부동산을 사서 누구나 사려고 할 때(호황기) 부동산을 팔았다는 것을 인지하였으면 한다.

필자가 본 판단이 빨랐던 사람들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었음을 물론이다.

그러면 이 사람은 투기꾼일까. 시의적절하게 판단을 하여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일까

이에 판단의 근거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셋째로,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읽어 미래를 예견하자.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추석 연휴 이전부터 오름세로 돌아 설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책의 영향력이 소진되지 않았느냐는 관측과 더불어 수도권 주택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음으로 인하여, 향후 추석을 기점으로 4분기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부동산 시장으로 보아서는 참으로 대책 없는 소식 하나가 오늘 날아들었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 실험을 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앞으로 종합부동산세 납부(12월),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만료(금년 말), 분양원가 공개범위 확대, 후분양제 실시 등 굵직한 변수들이 대기 중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터진 북한 핵 실험 전격 실시라는 발표는 가뜩이나 얼어붙어 있는 부동산시장에 우려를 짓게 하는 악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예상되는 들어난 악재였지만은 설마 하던 것과 현실적으로 발생 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보아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그 여파에 다시 위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원가공개와 후분양제 도입이라는 제도 도입이 임박하여 있다는 것과 투기과열지구 해제 요건이 이미 충족되어 있어 조만간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에 주목한다면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그 귀추를 주시하여 판단의 근거로 삼아도 좋을 듯 하다.


●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의 이해


분양원가공개제도 시행의 취지는 상품의 원가를 공개함으로서 판매자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남기고 판매를 하는지를 파악하여 과다한 이윤을 남기지 못하도록 하는 제어작용을 하자는 것이다. 즉 아파트 가격 급등의 원인을 원가 부풀리기에 있다고 보아 규제하겠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효과로 작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얻어내기 위하여 시행한 이제도가 향 후 2~3년 후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집값을 또 오르게 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생기는 것은 이 제도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아파트를 80% 이상 지은 후 분양을 하는 후분양제도의 실시는 궁극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반 분양자들에게 대금을 받아 공사를 하던 방식에서 갑자기 후분양으로 바꾸게 될 경우 자금 여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건설사로서는 대부분을 금융권에 의존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권에 대한 의존은 거의가 분양가에 반영이 되어 결국은 일반 분양자들이 떠안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경우는 많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음으로 후분양으로 공급을 조절 하는 효과는 발생 할 것이라고 보나 분양가를 낮추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는 단지 분양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이 아니겠느냐 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다면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게 되어 가수요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던 시기에 그 처리에 있어서 머리를 싸매던 건설사가 가수요 발생과 동시 위기 상황을 극복한 전례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시기에 실수요자들이 판단 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준과 이해를 돕기 위한 문제점을 제시 하여 보았다. 부디 이러한 기준과 문제점을 음미하여 일보 전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