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
수년 내 지역 최대의 화두는 “미분양 아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야 밀양 신공항이 핫 이슈로 부상하였지만 해가 가도 달이 가도 뚜렷한 변동 없이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지역 최대의 골칫거리요 지역경기를 억누르는 달갑지 않은 화두였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취.등록세 감면, 면제...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 연장... 등 미분양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이런 저런 대안들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타 지역의 부동산 경기 회복 분위기라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은 요지부동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애꿎은 전세가격만 급등하여 가뜩이나 굽어버린 서민들의 등허리를 더욱 쪼그라들게 하고 있으니 어찌된 일일까. 항간에 전세 가격이 오르다 보면 수요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서 조만간 시장 분위기가 반전이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이야기를 전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이는 일부 면적 대 아파트에 한정된 것이고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물량들과는 별반 관계가 없는 것이라 별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어찌되었든 우리 지역은 아직도 14,000여 미분양 물량이... 그것도 중대형 면적이 약 70%를 차지하며 자리하고 있다. 명예롭지 못한 전국 1위를 차지하여...자랑스럽지 못한 초라한 자화상을 수년간 연이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이제 건설사에서도 통매각, 음성적 할인 판매, 이런 저런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한 할인 아닌 할인을 통하여 판매에 온갖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보노라면 건설사의 입장이 어쩌다 이리 되었누하며 연민의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그러한 마음이 있기에 필자는 건설사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 어줍지 않은 전술을 통해 양치기 소년이 되기보다는, 오랜 보수골통이라는 우리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가면서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려 노력하기 보다는, 차라리 극약 처방을 써 보는 것이 어떠하겠냐고...
이에 필자는 건설사가 우선 하지 말아야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하여 주문해 본다.
먼저 건설사는 통매각 유혹이 들어 왔을 때 과연 통매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심사숙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통매각을 통해서라도 현금 유동화 또는 미분양 물량 해소를 하겠다는 발상은 있을 수 있는 일이나 실행에 옮겨서는 아니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이미 실행에 옮겨 온통 부동산시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건설사도 있지만....) 다만 정부에서 물량을 사 주어 장기 임대 또는 서민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만, 현황은 자본가그룹으로의 통매각이기에 거부하는 것이다. 그들은 통매입을 통해 왕창 할인을 받아 지역 미분양아파트를 사서는, 다시 여유를 가지고 지역민들에게 비싸게 되팔고 있고, 결국 우리 지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들이 자본가들의 배를 불려 주고, 지역민들은 정작 할인된 물건인 줄 알면서도 비싸게(?) 사야만 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여기서 통매입을 하는 자본가 그룹이 우리 지역 사람이라면 그래도 참고 넘길 만하다고 덧 붙여 본다.
다음으로 건설사가 해야 할 것을 주문 해 보면....
이미 할인 판매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전제를 두기로 하자. 아무리 음성적으로 쉬쉬하며 판매를 한다 하더라도 금방 다 알 수 있기에 그렇다...
어디는 얼마... 어디는 얼마...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사는 이런 저런 방법을 통하여 혜택을 준다고 하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카드만 만지작거릴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안을 선택하기를 주문해 본다.
먼저 언급한 통매각은 우리 지역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배부른 자는 따로 있으니, 그 포만감을 지역민이 가질 수 있도록 해 보는 방법 최선이 아니겠는가...선택은 자유이나 멀리 본다면 지역민들이 배부른 것이 칭송받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그렇게 본다.
덧붙여 그것이 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건설사라면 더 더욱 좋은 일이 될터인데 하는 상상을 해 보며 현실로 와 닿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수요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도 또한 있다.
통매각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기까지 건설사의 고민이 얼마나 깊었을까를 역지사지로 고뇌하여, 물러서는 아량을 베풀었으면 하는 것이다. 건설사는 예컨대 기존 입주자 또는 분양자들의 반발로 개별 할인 판매를 하고 싶으나 하지 못하고 그냥 통으로 팔아 그네들이 할인을 하든 말든 해야만 하는 고민이 있다는 것을 되뇌어 보면 상응한 명쾌한 해답이 보일 것이다.
이에 필자는 투쟁을 통해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미 이러나저러나 잃어 버렸다는 포기의 미덕도 발휘하여, 건설사와 분양자들 간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모색해 본다면 필히 좋은 상생점이 나타날 것이라 보기에 하는 말이다. 싸우는 사이에 낼름 다른 자들이 가져갈 떡을 우리끼리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하다못해 우리 지역에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게 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주문해 본다. 다시 말하면 어차피 통매각으로 할인되어 외지 자본가들에게 팔려 나갈 수순에 있다면 그 이익이 직접 당사자인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해 보는 방안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수요자들인 기존 입주자나 분양자들은 건설사가 왜 통매각은 할지라도 할인판매를 못하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알아, 불이 켜지지 않는 아파트에 기존 분양가를 고집하며 투쟁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할인 판매를 허용하되 실리를 찾아 우리지역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서 이웃을 만들고, 함께 내아파트 가치 높이기 운동을 할 것인지 하는 선택의 기로....
참으로 고민스럽고 혼란스러울 것이나 가는 길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서방을 따르자니 님이 울고 님을 따르자니 서방이 운다는 우스갯 소리가 생각이 나는 건 왜일까....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0년 11월 10일
대구부동산 닷컴 대표 김 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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