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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부동산 시장 진단

松 河 2007. 8. 23. 13:11

전문가 제언 부동산 시장 진단

 

지역의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몇 명만 모이면 부동산 투자의 시기는 끝났다는 사람과 그래도 부동산이 최고라는 사람들 간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이제는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관념 아래 부동산 규제책과 세금정책이 워낙 강해 부동산을 통해서는 이제 남는 것이 없다라는 회의적인 주장과, 아니다 그래도 부동산 투자만한 재테크 수단은 없으며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기, 남들이 너도 나도 없이 팔려고 하는 시기에 사야 한다는 우호적(?) 주장이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논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는 것일까?

이에 필자는 부동산업에 오랫동안 몸담은 사람으로서 몇 가지 생각할 만한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

 

◇부동산 경기는 과연 안정되었는가?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과 지방을 차별화 하지 않고 수요억제 및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유지해 왔다. 지난 것은 들추어 내지 않는다 해도 올 들어서 1.11조치라는 메가톤급의 폭탄을 부동산 시장에 던졌다. 여기에다 반값 아파트설, 20~30% 아파트 하락설 등 구매수요를 저해하는 말들을 가감 없이 첨가하고 있어 가뜩이나 위축되어가고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을 완전히 멈춰 버리게 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정책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1.11조치라는 위력적인 규제책을 통해 금융권을 활용해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함으로서 급기야 가수요를 차단하는 선을 넘어 실수요자마저 대기수요자로 돌아서도록 해 부동산 시장을 초토화 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에는 미분양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우며 점점 늘어만 가고 있고,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매물들만 쌓여가고 있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이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훌륭한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인위적 개입에 의해 혼란만 가중되고 있어 얻은 것에 비해 잃는 것 그리고 앞으로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 불안정이 오히려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서민 경제를 옥죄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경기부양 요구에 따른 변화 있을까?

대구시는 이달 초 중앙정부에 △동∙수성구의 투기과열지구와 동∙북∙달서구에 지정된 주택투기지역 조속 해제 △1가구 1주택자가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장기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제도 확대적용 △1가구 2주택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한 연장(1년→2년) △금융비용을 경비로 인정해 양도소득세 감면 △미분양 주택을 최초로 분양받은 사람(계약자)이 일정기간(5년 이상) 보유한 다음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 면제 △주택구입자금 차입금 이자세액 공제(이자 상환액의 30%를 산출세액에서 공제) △미분양 아파트의 임대주택 사업물량 전환에 대해 취득세와 등록세, 보유세 등 세금감면 등을 요구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지금과 같이 시장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중앙정부도 시장의 혼란으로 연쇄적인 위기를 초래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변화는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지금이 바닥이 아닐까?

그동안 부동산가격이 지나치리 만큼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시장개입정책은 더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판을 마련했을 뿐 이미 오른 것을 예전처럼 돌려놓는 것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다만 오른 것은 버블이며, 앞으로 세금으로 다 내야 한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지금은 주택가격이 더 이상 급작스럽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고 본다.

 

◇그럼 지금 주택을 구입해야 될까?

지금 부동산 시장 동향은 미 입주 물량과 미분양 물량, 신규공급 물량 등이 뒤 섞여 거의 고사 상태에 있다. 사고자 해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주저하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재 대구에서 최고 비싼 아파트로 인정받고 있는 수성구 범어동 모 아파트도 분양 당시에는 미분양 물량이 많았고, 지난 2002년 범어네거리 주변 주상복합아파트가 계약금 500만원이면 선착순 수의계약이 가능할 정도로 미분양이 많았다.

두 아파트 모두 분양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고통스럽게 하겠다며 토지 공개념 3법을 도입한 시절 고통스러웠던 투자자들도 지나고 보니까 별다른 어려운 상황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정부 정책 때문에 미리 부동산을 처분한 사람들은 재산이 반 토막이 나 많은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또 그 이전에는 IMF라는 위기 사태가 있었다. 명목 재산가치 뿐만 아니라 실질 재산가치도 반 토막이 났었고, 금융권 이자가 20% 이상을 상회해 어느 누구도 부동산을 거들 떠 보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장기침체인 현재처럼 보유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부도가 나는 기업이 많았었다.

그러나 이 때 부동산을 수거하듯이 가져간 것은 자본가들이었고 부자들이었다. 이들은 1년 6개월여가 지나지 않아 IMF 이전 수준으로 부동산 가치가 회복이 되었을 때, 엄청난 부를 챙겼다는 것을 학습효과로 알아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 기본은 내 집 마련에서 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왕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수요자들이라면 현재와 미래의 부동산 상황에 너무 얽매이기보다 미분양이 많은 지금 주택을 구입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된다.

김영욱(대구부동산경제연구원 원장)

기사 입력시간 : 2007-08-21 18:5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