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후속 대책 준비해야
부동산 규제, 후속 대책 준비해야
세금늘려 집값 상승·수요억제 부작용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노력과 지속적인 규제책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부동산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 해 왔다. 왜 이러한 현상이 생긴 것일까?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세금으로 부동산가격을 잡겠다는 발상 자체를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세금은 부동산원가를 높여 장기적으로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킨다. 이것은 맥주 값이 소주 값보다 비싼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겠다. 맥주 값이 소주 값보다 비싼 이유는 맥주에 세금이 많이 붙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 경우 세금은 가격에 전가되어 부동산가격을 높이게 된다. 부동산가격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집 없는 사람들이 집사기가 더 힘들어지게 될 것이고, 이것은 전세가격에 전가되어 전세 값을 높이게 된다.
둘째, 세금증가 조세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매물을 늘이고 투기적 수요를 줄여 부동산가격을 하락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을 잡으려면 부동산보유세를 올려 다주택소유자가 보유에 부담을 느끼게 하고, 양도소득세는 내려 보유세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 보유자가 매물을 내놓는 데에 거리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취득세와 등록세는 높여 시장수요를 줄여야 한다. 시장수요는 억제하고 시장공급을 늘여야 하는 것이지 세금증가 조세정책을 쓴다고 하여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정부는 시장공급을 줄이고 시장수요를 늘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즉, 부동산가격을 잡겠다고 하면서, 양도소득세를 올리고 거래세(취득세와 등록세)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셋째, 정부의 정책에는 수요억제책만 있지 공급확대책이 거의 없다. 공급확대책이란 것도 대부분 장기적 공급대책이지, 단기적 공급대책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니까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
그러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을 무엇이 있을까.
먼저, 정부는 세제정책을 전면 수정하여 시장에 매물을 늘여야 할 것이다. 부동산보유세는 그대로 두더라도, 양도소득세를 줄여서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거래세는 낮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수요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투기적 수요자와 비 투기적 수요자를 구별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가능한 한 1가구 1주택 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와 취/등록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부동산시장은 지역, 소득, 계층 등에 따라 여러 개의 부분시장으로 나누어진다. 부동산정책은 전체시장과 부분시장을 구별해서 적용해야 할 것이다. 전체시장에는 전체시장에 맞는 정책을, 부분시장에서는 부분시장에 맞는 정책을 써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오히려 피해만 낳을 뿐이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잡으려고 하니 오히려 지방의 집값이 떨어지고, 강남 집값을 잡으려고 하니 강북 집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참여 정부의 부동산 조세정책에 대한 사전 사후적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세 정책이 투기 수요만 억제하여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막을 것인지 아니면 실수요까지 억제하여 부동산 및 건설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인지 면밀히 검토하여 실수요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후속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영욱<대경대 부동산경영과 교수. (주)부동산써브 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