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집값으로 본 주택시장
정부가 집값 잡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실제 노무현 정부는 집값 안정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난 2003년 10/29 조치를 비롯해 각종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는 집값 상승의 근원지라고 판단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를 사실상 규제하고 조합 비리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그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편집자주)
그러나 더욱 더 강화된 정부정책에도 전국 집값은 올해들어 4월까지 1.0% 상승했다.
때문에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주택의 신규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에 촛점을 맞춰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권오현 박사는 “집값 등 부동산 시장은 정부정책에 가장 민감하다”며 “주택의 수요와 공급을 사실상 쥐고 있는 정부의 정책은 주택 가격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말했다.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88년이후 집값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노태우 정부(88∼92년) 시기는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3저(유가·환율·금리)현상 덕에 계속된 무역흑자로 전국 집값 상승률이
▲88년 13.5% ▲89년 14.6% ▲90년 21.0%에 달하는 등 전국적으로 집값이 폭등했다.
이시기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연간 20만 가구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 100만호 건설, 일산/분당/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등 세금부과를 동반한 신규 주택공급에 촛점을 맞춘 부동산 안정대책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전국 집값은 92년에는 하락세로 반전했고(-0.5%) 집권 말기인 92년에는 더욱 하락했다(-5.0%). 정책의 효과는 김영삼 정부(93∼97년)에서도 이어졌다. 이 시기 전국 집값 상승률은
▲93년 -2.9% ▲94년 -2.1% ▲95년 -0.2% ▲96년 -0.5%를 기록, 총 7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노태우 정부때 발표된 주택 100만호건설과 1기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공급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시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92년 36만6535가구 ▲93년 35만1269가구 ▲94년 38만6635가구 ▲95년 40만2532가구 ▲96년 35만525가구 ▲97년 40만8115가구 등
지난 88년 이래 올해까지 가장 많은 신규주택물량이 공급됐다.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의도적인 저금리 정책을 편 결과 시중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 집값이 크게 올랐다.
전국 집값 상승률은
▲99년 3.4% ▲2000년 0.4% ▲2001년 9.9%로 점차 상승율이 높아졌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인명피해가 커진 사건을 계기로 주택의 주차장 비율을 0.7대에서 1.0대로 강화되면서 신규주택 공급은 더욱 줄어 2002년 전국 집값 상승률은 무려 1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입주물량은
▲99년 28만4527가구 ▲2000년 22만9499가구 ▲2001년 27만5370가구 ▲2002년 27만9793가구로 연 30만 가구를 밑돌았다.
권오현 박사는 “현 정부 주택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주택시장을 ‘시장’으로 보지 않고 ‘소득계층간 분배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요가 있는 곳에 각종 규제를 강화해 신규 주택공급을 억제한 것이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이유”고 설명했다. 수요가 희박한 먼 신도시 위주의 개발 정책을 펴고 있어 교통·환경 문제 등 각종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시켜 집값을 더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