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 河 2020. 6. 23. 16:48

결 의 문

우리 조계종은 독신 출가 종단을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의 종단입니다.
조계종단에는 비구가 사음을 범하면 그날부터 비구의 자격이 없는 파계승이라 하여 단두자라 부르고, 모든 승적과 계첩을 박탈하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불자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승려를 해도 되는 대처승을 용인하는 절간보다 독신지계 수도정진 하는 비구승만을 승려로 인정하는 조계종단을 더 예경하고 받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하여, 조계종단이 대한민국 최대의 종단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아! 그러나 천년 세월을 거쳐 가신 대덕고승들의 순교자적 정법수호 노력 등이 후학들에 의해 점점 빛이 바래 퇴색되어 가고 있으니 진정 안타깝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승니법 제 45조 4호에는 불사음계 위반과 제 7호에는 파화합의 조문이 있습니다. 은처나 축재협의가 사실로 들어 날 경우, 음계를 범한 것이 사실로 들어 날 경우 체탈도첩(멸빈)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하거늘 작금에 이르러 멀리 보지 않아도 우리 절 동화사에서 벌어지는 현 분란이 고승대덕 큰스님들께서 이루신 생의 권위와 위상을 소멸시키고 있다는 데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라 개탄을 금치 못할 따름입니다.

온갖 추문과 협잡질이 성행하고 있다는 찌르듯 한 신도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불교정화운동이라는 게 있었던가 싶을 정도의 무시와 무관심과 외면함으로, 냉소를 날리는 자가 있으니 장차 이러한 기본적 기강이 무너진 파장을 어찌 하려 하는 것인지.....

물론 부처님 법을 쫒아 생각과 말을 삼가고 묵빈대처(默貧對處)함으로 법문을 따르면 되는 것이나, 이즈음에 벌어지는 우리 절 내부의 권위적 위세에 의한 협잡과 사부대중의 화합을 도외시한 처사를 보면 이미 그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에 모든 재가불자 여러분께 알려 드리는 바, 천년고찰 우리 절의 안위와 불교의 발전을 위해 아닌 건 아니라고 하여 바로 잡아야 함을 주창합니다.
모든 재가불자, 동화사 신도회 신행단체, 포교사회, 포교사 팀, 대구불교대학 동문 여러분께서는 우리가, 청신남, 청신녀들이 모여 청정지계 수행처로 삼을 수 있도록 우리 절 동화사를 물려받은 것처럼, 후학들에게도 청정도량으로 물려 줄 수 있게끔 애써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오늘 청청도량으로서의 회복을 위해 자정과 쇄신결사의 노력을 알리려 하오니, 모든 불자 여러분께서는 일념으로 동참해 주시길 청하옵니다.

2020. 6 . 17.

능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