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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은 곳을 향하여...

松 河 2018. 12. 13. 11:27

 

비 내리는 설악

고행의 끝은 10.6키로

추적거리는 산길은 갈 길을 재촉

 

앞발이 떨어지기 전 뒷발을 딛고

달무리 유영하듯 그렇게 걸어야 하지

 

왼손이 나가면 오른발을 밀고

오른 손이 나가면 왼 발을 밀어야 하듯

살아 온 생의 지난한 걸음걸이처럼

그저 앞만 보고 걸어야 하지

 

걷고 또 걸어 걸음이 꼬이게 될 즈음

생의 마지막 고비 앞에 선 산자의 두려움처럼

깔딱 고개를 마주하게 되리니 오! 님이시여.

 

삶의 편한 길을 찾아 안식을 누려 온 탓에

신공 축지법을 쓸 수 있다면

공중부양 하여 날아 갈 수 있다면

운기조식의 운용을 펼칠 수 있다면

 

잠시의 쉼 속에서도

온갖 번뇌 망상 끊어짐이 없으니

오호! 살았으나 죽은 자여

 

천근의 발걸음이라 할지라도

내려 올 때 다 내려놓고 올 것을 생각하고

만근의 이고 지고 온 것을 둘러메고 또 가보자.

 

님의 서기와 운기가 천년 바위처럼 지키고 있을 그 곳

! 봉정암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