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가?
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점점 더 깊어짐에 따라 정부는 이제 부동산·건설부문 규제 완화의 차원이 아니라 부양차원으로 선회를 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규제완화, 부동산 투기지역해제,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양도소득세 일반과세 적용, 거주요건 현행 유지 등 부동산과 관련된 그동안의 주요 규제를 모두 풀어 주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즉, 금번 11·3 경제대책으로 발표한 내용을 분석해 보면 투기세력을 자극해 자칫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부양 쪽으로 기울어져 발표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양책의 효과가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에 파급효과를 미쳐 얼어붙은 경기를 되살려 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지 만은 수도권과 지방이 제각각 달리 반응을 보이고 있어 내심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예로부터 서울 강남에서 잔기침을 하면 지방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었다.
전체적인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 놓은 부동산정책이 가뜩이나 감기 아닌 독감에 걸려있는 지방 부동산시장을 회복시키기는 커녕 낫기도 전에 중증 폐렴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꺼내드는 말이다.
자! 수도권 일부(강남3구)를 제외한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가 전면 해제가 되었다. 그에 따라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졌고, 대출 규모도 늘어났다. 미분양이 그다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나 저제나 부동산 경기 회복을 바라며 눈치만 보고 있던 지역에서 호재가 터져 나와 좋아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음은 어떻게 될까. 필자는 “아이쿠”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경험으로 보아 수도권, 강남 등지에서 잔기침이 일어 날 것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을 해 보면, 각종 규제 완화를 기화로 하여 떳다방이라는 투기세력들이 다시 생겨나 명함을 돌리게 되고 그 다음은 자연스레 줄이 서 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면 언론, 방송에서 떳다방의 준동과 투기 운운하는 보도가 나오게 될 것이고 따라서 다시 투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질 것이다.
여기에 결론이 있다. 수도권의 잔기침에 정부는 다시 규제의 칼을 꺼내 들게 될 것이고, 이쯤 되면 독감에 걸려 있던 지방 부동산시장은 수도권의 분위기와 같이 묻혀가게 되면서 나아 보지도 못하고 폐렴으로 바로 가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필자는 지방에서 부동산시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중앙과 지방을 차별화한 정책을 내어 놓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그리고 더불어 수도권 사람들아 제발 좀 표정 관리하고 조용히 해다오라는 요청을 하는 바이다. 지방은 지금 떨이 중이라는 걸 불쌍히 여겨 쉿~ 조용히 숨죽이고 있어 달라고 부탁하는 바이다.
2008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