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칼럼 ▒

8.21 부동산 대책과 지역에 미치는 효과

松 河 2008. 8. 24. 18:53

8.21 부동산 대책과 지역에 미치는 효과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을 돌아보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중개업소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고 하겠다.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더욱 피부로 느끼고 있고 위기감을 느낄 정도라고 까지 하니 부동산업 종사자로서 적극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동안 이러한 위기감이 조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정치권이 미분양 및 재건축 대책과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세제 완화 그리고 불합리한 규제의 철폐 등에 대한 입방아 식의 예고만 잔뜩 해놓고 실제 행동에는 옮기지 않아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 시장을 정부가 앞장서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원성을 더하고 있으니 가히 현장의 체감 경기가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이에 지자체 및 건설사들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부추키며 불필요한 기대감만 심어주는 에드벌룬식 발표만 거듭하지 말고 서둘러 적정 수준의 대책을 내어 달라며 직, 간접적으로 정부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드디어 8월 21일.... 그동안 예고하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발표 되었다.

한다... 한다 하며 미루어지던 대책이 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발표가 된 것이다.

따라서 외형상 건설사와 부동산업계에서는 시장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뻐하고 환영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웬걸... 시장의 분위기가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으니 어찌된 일일까...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안, 물가 인상, 금리 인상 등의 부담과 맞물려 이번 조치가 과연 얼마만큼 구매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게 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또한 현실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너무 많고 중대형 면적에 치우쳐 있으며, 구매여력을 가진 층이 그리 많지 않다는 난제를 풀어내기에는 이번 조치가 획기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그다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6. 11 미분양 해소 대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전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구매자의 눈치 보기가 어느 때 보다도 심해진 상황이라, 금번 발표가 크게 시장 활성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까지 하는 상실감을 표하는 실정이라 결코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금번 조치로 부동산 시장이 나아져야 한다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그렇지가 않아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신정부 출범 이후 두 번 째 발표되는 이번 '부동산 대책 안'은 도대체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일부에서 상실감과 무력감을 가지는 것인지 나름 분석해 보기로 하자...

 

'부동산 대책 안'은 크게 지역별 주택 수요와 공급을 균형 있게 맞춰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실수요자 거래 활성화로 시장을 정상화 시키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볼 수가 있다.

대책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주택공급 기반 강화와 수요 확대를 통한 신규주택 거래 활성화, 건설 경기 보완으로 나누어져 있고 정부가 선 가격 안정, 후 시장 안정에 많은 고심을 한 흔적이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 주택공급 기반 강화

주택공급 기반 강화 조치를 보면 재건축 규제 합리화. 분양가 상한제 개선, 아파트 후분양제 보완, 인천 검단 신도시와 오산 세교지구 신도시 두 곳 지정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이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고 거래 활성화 조치를 할 경우 5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과 더불어 투기 심리의 재현으로 그동안 다소 안정 된 듯한 주택가격 안정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까 상당히 고민한 흔적의 결실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다시 말하면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 공급은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던 정책으로서 현 정부는 그동안 신도시건설 정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느냐....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 노선을 바꾼 것이냐라는 비아냥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최대한의 공급이 있을 것이므로 투기 세력은 주택을 투기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며, 조합원지위양도 허용과 안전진단 완화 등의 재건축 규제 합리화, 분양가 상한제 개선, 후분양제 보완 등 또한 공급을 저해하던 불합리한 제도가 없어지므로 역시 향 후 주택의 수급 불균형은 없다는 투기자에 대한 경고성 우선적 고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어 이미 투자적(투기적) 요소가 사라진 지방의 경우까지도 정부가 투기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여 이상과 같은 추가적인 주택 공급 방안 등을 발표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며, 참으로 먼 나라의 이야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도록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수요 확대를 통한 신규주택 거래 활성화

수요 확대와 신규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하여 정부는 20년 장기주택 담보대출의 소득 공제 한도를 늘리고,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및 권역별 차등을 둠으로서 그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보려고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수도권에 치중한 조치로서 지방의 경우 오히려 수도권으로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 하는 악수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한 중대형 면적에 치우쳐 과다하게 남아 있는 지방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혜택자가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소득공제 한도 증가, 전매제한 완화 허용 운운은 지방을 풀어 보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 건설경기 보완

미분양 아파트를 보유한 건설사 또는 대물 아파트 보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기간을 연장한다는 부동산세제 합리화 방안과, 지방 미분양 아파트 환매 조건부 매입, 중소 건설사 경영지원 등 조치의 내용도 분석해 보면 이러하다...

주택신축 판매업자가 주택을 3년간 분양하지 못하고 보유하고 있을 경우 종합부동산세가 비과세 된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5년간 연장 해 주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3년간 주택을 팔지 못하고 가지고 있을 경우 살아남아 있을 건설사가 몇이나 될까... 생각 해 볼 부분이다. 5년 연장 보다는 판매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그렇게 본다.

다음으로 지방 미분양 아파트 환매 조건부 매입의 조치는 언 듯 보기에는 아주 그럴 듯하게 보인다. 현금 유동화 위기에 있는 건설사의 미분양 아파트를 싸게 주택공사와 주택보증기금에서 사들여 놓았다가 훗날 경기가 좋아질 때 원한다면 다시 환매하여 되돌려 주겠다는 것이다. 건설사가 다소 살아 날 수 있는 환영 할 만 한 조치인 것처럼 볼 수도 있으나 이 또한 주택공사가 얼마만큼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한다고 하는지 따지고 보아야 한다. 잉여자금이 2~3조가 된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부디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다 사주어 지역에 돈이 좀 돌 수 있도록 하여 경기를 좀 살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임대사업자 기준 완화

현행 매입 임대주택 사업자의 기준에 있어 5주택의 범위를 1주택으로 줄이고 면적 제한을 149㎡ 이하로, 10년 보유기간을 7년으로 줄인 것은 그나마 부동산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지역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중대형 면적에 치우쳐 있고 3억이 대부분 넘는다는데 문제가 있어 걸림돌이 된다. 면적 제한의 완화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금액 제한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며 양도소득세 중과대상 제외라고는 하지만 실거래가에 의한 납세로 밑천이 다 드러나는 상황에서는 별 효과는 없을 것 같다. 참으로 풀어 주는 듯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절묘한(?) 배합이다.

 

이제 곧 정부는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또 발표하겠다고 한다.

6.11대책이 그 처음이고 8.21 대책이 그 다음이다.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세 번째 대책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자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다 보면 지난 정부의 발표 횟수와 버금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국민의 정부에서는 무려 43번, 참여 정부에서는 크게 10번, 작은 것까지 포함하면 12번 발표하였다고 한다. 과연 어느 정부가 많이 발표하는지(?) 지켜 볼일이지만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이 아니라 부디 안정적이면서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장기적 방안을 강구해 주었으면 한다. 지금은 너도 나도 모두 힘들다고 하는 시기이니까....

 

                                                                                    2008년 8월

                                                                                                      신천동에서